안동농협사과경매장과 도매시장 인맥 영업: 경매사·중도매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
봉화 사과의 우수성은 현장에 있는 유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미 정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아무리 품질이 최고라 하더라도 가만히 앉아서 제값을 받기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당시 경북 지역의 거점이었던 안동농협사과경매장이 성황을 이룰 때, 나는 사무실에 앉아 시세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발로 뛰는 쪽을 택했다. 산지의 이점을 살리고 농민들의 땀방울이 담긴 사과가 단 10원이라도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도록 만들기 위해 내가 선택한 무기는 바로 ‘진정성 있는 현장 인맥 영업’이었다.

공판장장님과의 소주 한 잔, 그리고 발로 다진 신뢰
안동농협사과경매장의 중심에는 공판장장님이 계셨다. 시장의 흐름을 쥐고 있는 핵심 인물에게 봉화 사과의 가치를 제대로 각인시키기 위해 나는 수시로 공판장을 찾아갔다. 바쁜 업무 시간임에도 얼굴을 도장을 찍듯 찾아가 인사 드리고, 일이 끝난 저녁 무렵에는 봉화로 직접 모셔와 진솔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였다.
거창한 비즈니스 대화보다는 사과를 키우는 농민들의 척박한 현실과, 우리 봉화 사과가 얼마나 자부심을 가질 만한 품질인지 진심을 담아 전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공판장장님도 우리 봉화 사과에 애정을 갖게 되었고, 출하 성수기마다 특별히 신경을 써주시는 든든한 우군이 되어 주었다. 유통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부딪혀 만드는 신뢰가 전부라는 것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배웠다.
경매사와 중도매인과의 밀착 교류로 제값을 받아내는 법
공판장에서 실제로 사과를 움직이는 실세들은 경매사와 중도매인들이다. 이들과 친분을 쌓지 않고는 좋은 경매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새벽 일찍 경매장이 열리기 전부터 현장을 누비며 경매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중도매인들이 어떤 크기와 품위의 사과를 선호하는지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시로 체크했다.경매가 끝난 후에도 그냥 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중도매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오늘 들어온 봉화 사과의 당도와 포장 상태에 대한 날카로운 피드백을 귀담아들었다. “이번 상자는 지난번보다 색이 잘 났다”, “이 품종은 소비자들이 금방 알아본다” 같은 현장의 평가를 즉시 메모해 두었다가 다음 출하 때 반영했다. 그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유리한지 고민하고 한 푼이라도 더 받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노력이 더해지니, 경매사들도 점차 봉화 사과가 올라올 때면 낙찰 단가에 더 신경을 써주기 시작했다.
산지 유통 영업에서 깨달은 실무적 시사점
오랫동안 발로 뛰며 도매시장 사람들과 부딪혀 얻은 경험은 단순한 인맥 쌓기 그 이상이었다. 농산물 유통에서 산지가 가져야 할 경쟁력은 결국 바이어와 경매사와의 소통 능력에서 갈린다.
- 정기적인 현장 방문: 책상머리에서 전화로 물량을 조절하는 것보다, 직접 얼굴을 보고 소주잔을 기울이는 정서적 교감이 판로를 넓히는 지름길이다.
- 시장 피드백의 즉각 반영: 중도매인과 경매사가 원하는 규격과 포장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산지 선별 작업에 적용해야 한다.
- 진정성 있는 태도: 내 물건만 무조건 최고라고 우기기보다, 시장 상황을 인정하고 함께 상생하려는 태도가 장기적인 신뢰를 만든다.
핵심 요약
- 안동농협사과경매장 공판장장님을 수시로 찾아뵙고 봉화로 모셔 소주잔을 기울이며 두터운 신뢰를 쌓았던 에피소드를 다뤘습니다.
- 경매사와 중도매인들과 밀착 교류하며 현장의 피드백을 수용하고, 봉화 사과의 낙찰가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 산지 유통 영업에서 사람과의 관계와 시장 트렌드 파악이 왜 절대적으로 중요한지 실무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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