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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고추 수매 한창인데 건조기 축이 부러졌다? 공장 운영 최대의 위기 2022년

읽는 시간 약 4분

들어가며: 2022년 가을, 예고 없이 찾아온 대형 사고

농산물 가공 공장을 운영하다 보면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점검해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생물을 다루는 현장에서는 1분 1초가 급박하게 흘러간다.

지방의 고추 수확 시기는 남부지방보다 대략 한 달가량 늦은 편이다. 2022년 9월 1일 당시, 우리 공장 역시 8월 20일쯤부터 홍고추를 본격적으로 수매하여 한창 바쁘게 건조를 돌리고 있던 참이었다. 공장이 겨우 돌아가기 시작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10여 일 차, 평소와 다름없이 직원들과 함께 현장 한켠에서 점심 식사를 하던 그 순간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공장 기계를 총괄하던 전기기사가 사색이 되어 달려온 것이다.

공장 운영 최대의 위기 2022년

“건조기 축이 부러졌습니다” 막막했던 순간

전기기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건조기계의 핵심 축이 부러졌다고 황급히 보고했다. 당시의 나는 엔지니어 출신도 아니었고, 고추 건조 기계의 구조에 대해선 거의 알지 못하는 초보 대표이사에 가까웠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다급한 마음에 설비를 설치했던 업체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애원하다시피 수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허탈 그 자체였다. 사장님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지 바쁠 것이 없다는 듯 태평했다. “아 네, 그러세요? 그러면 기계를 세우고 기계 안에 든 고추만 어떻게 살살 밀어내어 보세요.” 당장 기계 안은 꽉 막혀 있고 고추는 계속 들어오는데 밀어내는 것조차 불가능한 올스톱 상태였다. 수리 시점을 묻자 더 기가 막힌 말이 돌아왔다. 독일에서 부품을 수급해야 하니 발주를 넣고 오가려면 내년 5월이나 되어야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고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주한 사망 선고와도 같았다.

점심밥을 내려놓고 의성으로 달린 눈물의 질주

점심 식사는 그 길로 중단되었다. 기계를 고치는 일은 당장 답이 나오지 않았고, 당장 눈앞에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는 수백 톤의 생물 홍고추를 처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전기기사를 조수석에 무조건 태운 채 의성으로 차를 몰았다. 의성에 고추 건조 설비를 갖춘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듣고 일단 무작정 달렸다. 마침 하늘에서도 비가 추슬추슬 내리기 시작했다. 마음은 무겁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어떻게 손쓸 도리가 없는 막막함, 그 자체였다.

의성에 도착해 사정을 설명하니 다행히 반갑게 맞이해주며, 봉화에서 들어오는 고추를 보내주면 자기네 것보다 우선적으로 건조를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남의 기계에 홍고추를 넘겨주자니 또 다른 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라도 홍고추를 일부 빼돌려도 현장에 없는 내가 알 도리가 없겠다는 의심부터 들었던 것이다.

남안동농협과의 극적인 협상, 위기를 넘기다

결국 남의 손에 원물을 온전히 맡기기 불안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봉화로 다시 차를 돌리는 길에 머리를 짜내며 남안동농협 고추처리장 장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봉화에서 홍고추가 300톤 정도 들어올 겁니다. kg당 100원씩 얹어드릴 테니 전량 가져가 주십시오.” 다행히 장장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화답했다. 홍고추 전량을 남안동농협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나니 비로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 들었다.

약속대로 남안동농협에서 홍고추를 전량 차질 없이 처리해 주었고, 비록 공장 자체의 가공 이윤은 남기지 못했지만 생물인 홍고추가 썩어 나가는 대형 손해는 면하며 가까스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 겪었던 이 아찔한 위기는 훗날 공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엄청난 예방주사가 되었다.

마치며: 위기 속에서 배운 현장의 교훈

수매가 한창이던 9월 초, 건조기계의 핵심 축이 부러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독일에서 부품을 수급하는 데 내년 5월이 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의성 방문을 거쳐 남안동농협과의 극적인 협상을 통해 홍고추 300톤을 전량 이관함으로써 치명적인 손해를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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