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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고추가 국내에서 압도적인 빛깔을 자랑하는 이유: 원적외선 건조의 비밀

읽는 시간 약 5분

들어가며: 좋은 고추, 그다음은 건조의 기술이다

아무리 농부가 밭에서 자식 다루듯 애지중지 좋은 홍고추를 수확해 와도, 최종 가공 단계에서 건조를 잘못하면 그 해 농사는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고추 가공 공장을 직접 운영하며 현장을 지켜본 나로서는 건조 공정이 고춧가루의 품질을 좌우하는 9할 이상의 결정적 요인임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고춧가루를 보면 전통 태양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제품들이 많지만, 현대의 대규모 가공 현장에서는 과학적인 건조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내가 오랜 세월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농협봉화군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도입하여 지금까지도 현장의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원적외선 저온 건조 방식’의 실체를 오늘 가감 없이 풀어보고자 한다.

원적외선 건조의 비밀

전통 태양초와 일반 화건(열풍 건조)의 한계

고추 건조 방식은 크게 하늘 아래 햇볕과 바람으로 말리는 전통 태양초와, 거대한 기계 속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는 일반 화건(열풍 건조)으로 나뉜다.

전통 태양초는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가을철 수확기에 잦은 비가 내리거나 일조량이 부족하면 건조 기간이 길어지면서 곰팡이가 피거나 썩어버리는 위생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반면 일반 화건은 고온의 뜨거운 바람을 지속해서 불어넣어 빠르게 말리는 방식이다. 속까지 바짝 마르긴 하지만, 높은 온도 때문에 고추 내부의 영양소가 파괴되고 고유의 붉은 색소가 갈변하여 텁텁한 붉은빛을 띠게 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원적외선 저온 건조란 무엇이며 왜 혁신적인가?

이러한 전통 방식과 일반 기계 건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원적외선 초고속 저온 건조 시스템’이다. 공정 과정에서 홍고추를 적당한 크기로 깨끗하게 세절한 뒤, 원적외선 파장을 활용해 내부까지 균일하게 열을 침투시켜 건조하는 방식이다.

원적외선은 물체 내부로 깊숙이 침투하는 성질이 있어 표면만 태우듯이 말리는 일반 열풍 건조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고추 조직을 파괴하지 않고 세포 속부터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키기 때문에, 건조 시간이 불과 2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수확한 홍고추의 신선함이 기계 안으로 들어간 지 단 몇 시간 만에 고스란히 고정되는 셈이다.

빛깔과 맛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차이

처음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장에서 테스트를 거칠 때, 우리 직원들도 그 결과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반 화건으로 말린 고추는 색이 다소 탁하고 거뭇한 느낌을 주는 반면, 원적외선으로 건조된 봉화 고추는 그야말로 눈이 부실 정도로 선명하고 고운 선홍빛을 뿜어냈다.

색감만 고운 것이 아니다. 고온에 오래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고추가 가진 비타민 등 영양소 파괴가 최소화되고, 캡사이신과 휘발성 향기 성분이 고스란히 보존된다. 빻았을 때 쩐내가 나지 않고 텁텁함 없이 혀끝을 탁 치고 올라오는 깔끔한 매운맛이 바로 이 원적외선 저온 건조 기술에서 비롯된다. 비록 현행 법규상의 분류 기준 때문에 태양초와 화건이라는 이분법적 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화건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제품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재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장의 기술력이 만든 봉화 고추의 자부심

농산물 가공 산업은 단순히 원물을 사들여 기계에 넣는다고 완성되는 단순노동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의 맛과 영양을 가장 안전하고 훌륭하게 붙잡아 둘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기술적 고민의 집합체다.

봉화 고추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급 명품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좁은 국토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신식 원적외선 건조 시스템을 현장에 과감히 안착시킨 선제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좋은 원료와 첨단 건조 과학이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진짜 고춧가루의 가치를 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치며: 기술이 지켜낸 붉은 진실

전통 태양초는 위생 리스크와 긴 건조 시간이 단점이며, 일반 열풍 건조는 고온으로 인해 영양소 파괴와 색상 갈변이 발생한다.봉화 고추가 도입한 ‘원적외선 저온 건조 방식’은 2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수분을 날려 보내며 영양과 색감을 완벽히 보존한다.원적외선 건조를 거친 고춧가루는 텁텁함이 없고 선명한 선홍빛과 깔끔한 매운맛을 자랑하여 소비자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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